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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세상을향한연대1255

청산하지 못한 유산이 ‘독재 교과서’로 돌아 왔다 임광순(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 [편집자: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비판하며 원래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던 이 글을 여기 다시 실을 수 있도록 해 준 필자에게 감사드린다.] 미칠듯한 미쳐버린 ‘국정 교과서’ 이름 때문에 한동안 시끄러웠다. 정부는 ‘단일교과서’, ‘통합교과서’ 이름을 거쳐 ‘올바른 교과서’로 이름을 안착시키려 한다. 반대 측에서는 ‘친일독재교과서’라고 많이 불린다. 또 반대측 일부에서는 ‘친일-독재’ 프레임만으로 이 문제를 접근하지 말자고 주장한다. 심지어 작곡가 김형석까지도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이 교과서를 비판했다. 대체 이놈의 국정교과서는 뭐라 불러야 할까? 널 부르는 호칭이 다른 건, 널 생각하는 마음이 다르기 때문이다. 독재교과서 나는 국정교과서를 '독재교과서'라 부르련다. 이승만,.. 2015. 10. 17.
10월 둘째주 세상읽기 - 반드시 막아야 할 박근혜의 ‘역사 쿠데타’ 전지윤 ● 역사는 못 바꾸니 해석을 바꾸려는 지적 테러 최근 고영주의 무차별적 종북몰이는 단지 정신나간 노인네의 튀는 행동이 아니었다. 고영주는 진보당 해산의 일등공신이고 현재 세월호특조의원이기도 하다. 우파는 진보당 해산을 박근혜 정부의 ‘최대업적’으로 칭송해 왔는데, 여기서 고영주와 ‘환상의 콤비’였던 황교안은 바로 지금 이 나라의 국무총리다. ‘김기춘-고영주-황교안’으로 이어지는 공안검사적 세계관은 큰 차이가 없다. 무엇보다 이런 종북몰이의 정점에는 박근혜가 있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다. 박근혜는 지난 대선 때 이정희 후보의 “다카키 마사오” 일갈에 멘붕했고, 이승만·박정희의 실체를 폭로한 다큐멘터리 을 보면서 치를 떨었다고 한다. 그래서 ‘박정희 탄생 100주년’인 20.. 2015. 10. 14.
10월 첫째주 세상읽기 - 시리아에 대한 폭격을 중단하라! 전지윤 ● 시리아의 민중혁명은 어떻게 왜곡·파괴돼 왔는가 지난주 러시아가 시리아 공습을 시작했다. ‘이슬람국가’(IS)를 소탕하기 위해서라는 핑계였다. 러시아가 중동 지역에 직접적 군사 개입을 시작한 것은 1979년 아프가니스탄 침공에서 실패한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와 동맹 상태인 이란도 지상군 파병을 시작한다고 한다. 중동에 더 커다란 전쟁의 불길이 번질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난민 위기 등을 만드는 악랄한 IS를 소탕하자’는 게 지금 미국, 유럽 강대국, 러시아, 이란, 사우디 모두 한 목소리도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IS는 원래 친서방 사우디 정권의 도움 아래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재정적·군사적 독립을 하며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국가체계를 세운 것이다. IS는 ‘이슬람 원리로.. 2015. 10. 5.
영화 '초콜렛도넛' - 미친 세상에서 맛본 짧은 행복 전지윤 이렇게 멋지고 감동적인 영화를 당분간 또 보게 될 수 있을까. 작년 연말에 개봉했다가 금방 내려간 영화 을 최근에야 보고 나서 든 생각이다. 보는 내내 뭉클함과 따뜻함과 서글픔이 소용돌이쳤다. 이것은 신자유주의가 본격화하던 1970년대말(‘가족의 가치’를 강조하던 레이건이 대통령이 된 것이 1981년이다.) 미국을 배경으로 동성애자와 장애인이 주인공인 영화다. 그리고 최근에 이슈가 된 동성결혼과 가족구성권을 절대적으로 지지하게 만드는 영화다. 이 영화를 빛내는 것은 누구보다 주인공 ‘루디’이다. 앞 부분에서 루디가 노래로 자기소개를 하는 장면에서 그 매력에 빠지지 않을 사람이 누구일까 싶다. 바로 그 매력에 정신없이 빠져드는 또 다른 주인공 ‘폴’이 루디를 칭찬하는 말이 정확하다. “넌 정말 놀라.. 2015. 9. 29.
왜 '아래로부터 사회변혁'이 그토록 중요한가 댄 스와인(Dan Swain)번역: 전지윤 [rs21 활동가인 댄 스와인이 왜 '아래로부터 사회주의'가 그토록 중요한 사회변혁 운동의 핵심 원칙인지 설명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원칙을 간과하고 있거나, 말로만 중요하다고 하면서 엉뚱하게 해석하고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우리가 정말로 자유롭고 해방된 세상을 원하다면 '위로부터'의 요소를 철저히 배격하고, 이 원칙으로 돌아가서 깊이있게 고민해 봐야만 한다. 이 글은 2015년 여름 rs21(Revolutionary Socialism in the 21st Century) 잡지에 처음으로 실렸다. 이 글을 꼼꼼히 교정봐 준 남수경 동지에게 감사한다.] 출처: http://rs21.org.uk/2015/07/11/socialism-from-below.. 2015. 9. 25.
사회변혁을 위한 정치적 원칙은 어떠해야 하는가 번역팀 아래 글들은 해외 일부 극좌파 조직들의 기본 입장(정치적 원칙)들을 번역한 것이다. 이 글들이 사회변혁을 위한 운동과 조직 건설을 꿈꾸는 사람들의 고민과 모색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 rs21의 기본 입장 우리가 생각하는 것 [영국 ‘21세기 혁명적 사회주의’(rs21: Revolutionary Socialism in the 21st Century) 조직의 기본 입장이며 출처는 http://rs21.org.uk/about/] * 우리는 변혁적 사회주의자들이다 경제 위기로 자본주의의 심장에 두 계급 간의 대립이 있음이 분명해졌다: 부를 만드는 거대한 대중과 그로부터 이익을 취하는 한 줌의 소수. 자본주의를 개혁하려는 시도는 실패했다: 유일한 해결책은 자본주의를 진정으로 민주적인 사회주의 사회로 바.. 2015. 9. 24.
노동시장의 ‘헬조선’화를 다같이 막아내자 전지윤 엊그제 노사정 야합으로 합의된 내용은 노동시장의 전체적인 틀을 지금보다 훨씬 친기업적·반노동적으로 대폭 이동시키는 내용이 명백하다. 그 핵심 내용을 살펴보면 더 분명해진다. 1.임금피크제를 징검다리 삼아서 연공급에서 성과급으로 임금체계 개악과 삭감. 2.취업, 승진, 징계, 해고 등에서 사측의 주도권을 강화하는 취업규칙 변경. 3.고용과 노동시간의 유연화와 장시간 노동체계 유지. 4.기간제 4년 연장과 파견제 허용업종 확대로 비정규직 등골 빼먹기. 그리고 당장 이런 공격의 직격탄을 맞을 사람들은 노동조합이라는 방패가 없는 미조직,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사측이 성과급을 도입하고, 취업규칙을 멋대로 바꾸고, ‘공정해고’를 휘둘러도 방패삼을 노조나 단협도 없기 때문이다. .. 2015. 9. 15.
영국 노동당 - 코빈의 승리와 몰락하는 ‘제3의 길’ 전지윤 제레미 코빈의 승리는 마가릿 대처가 무덤에서 통곡할 일이며, 올해 최장기 재위 기록을 갱신한 엘리자베스 여왕이 걱정할, 이라크 전범 토니 블레어가 한탄할 소식이다. 코빈은 신자유주의에 굴복한 ‘제3의 길’을 무너뜨리며 ‘신자유주의 말고 대안은 없다’는 주장에 도전하는 국왕 폐지론자이기 때문이다. 2003년 이라크 침공을 공개 사과하겠다고도 했다. 이로써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분출됐던 ‘NO’의 함성은 영국에서 다시 멋지게 부활했다. 지난 영국 총선 이후 ‘밀리반드 노동당 당수가 너무 왼쪽으로 가서 선거에서 패배했다’던 사람들은 할 말이 없어지게 됐다. 노동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밀리반드보다 몇 배는 더 왼쪽에 있는 코빈을 압도적으로 지지함으로써 그런 주장을 정면반박했다. 이제 주요 산업 국유화, 무상.. 2015. 9. 14.
소중한 벗, 김득영 동지를 떠나보내며 전지윤 우리의 소중한 벗이었던 김득영 동지가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났습니다. 우리는 최근에야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참담한 소식을 접하게 됐습니다. 예전과 달리 너무 오랫동안 연락이 안돼서 이곳저곳 알아보다가, 이미 8월초에 이제 마흔을 갓 넘은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된 것입니다. 고인이 어떠한 고민과 얼마나 큰 고통 끝에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우리는 어렴풋이 짐작할뿐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너무나 미안하고 또 부끄럽게도 말입니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이 고인의 어깨를 무겁게 짓눌러 왔습니다. 퀵서비스 등 고된 일을 해온 고인은 근래 줄어드는 일거리와 늘어나는 빚, 몇 달째 밀린 월세로 힘들어했습니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찾아가 본 그의 고시원과 밤마다 술을 사갔다는 집 앞 가게 할머니의 말은.. 2015. 9. 9.
유럽 국경을 허물기 시작한 난민들의 용기와 국제적 연대 전지윤 이번에 터키 해안에서 죽은 세 살배기 쿠르디는 지난 14년 동안 이주 과정에서 사고나 범죄로 죽은 14만 명의 이주민중 한명이 됐다. 또 유럽 이주를 시도하다가 지중해에서 죽어가는 하루 10명중 한명이 됐다. 이들은 시리아같은 곳에 남아서 제국주의 폭격으로 죽거나 독재자의 학살로 죽거나, 굶어죽어야 하는 처지를 거부했다. 또 누군가를 죽이거나, 아니면 죽음을 당해야 하는 운명을 거부했다. 하지만 희망을 찾아나선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국경문을 굳게 잠그고, 장벽을 높게 두른 강대국들이었다. 그래서 이들은 희망의 땅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바다에 빠져 죽고 사막에서 목말라 죽어 갔다. 최근 오스트리아에서는 국경을 넘던 트럭 안에서 질식사한 71명의 난민 시신이 겹겹이 쌓인 채 발견되기도 했다. 그 좁고 .. 2015. 9. 8.
아래서 끓고 있는 한반도 긴장은 언제든 또 넘칠 수 있다 전지윤 이번에 한반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다가 가까스로 봉합된 것은 무조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지역의 긴장이 아직 당장의 확전이나 전면전 수준까지는 이르지 않았다는 게 다시 드러났다. 하지만 이 과정은 여러모로 다시 되짚어볼 점이 많다. 먼저 이 사건의 불씨가 된 지뢰 사건과 포격 사건의 진실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란 점이다. 정말 북한이 지뢰를 설치한 게 맞는지, 나아가 군사분계선에서 포격을 가한 것이 맞는지도 명백한 증거로 입증되지 않고 있다. 지뢰에 대해서는 합리적 의문들이 끊이지 않고 있고, 포격에 대해서는 군당국이 궤적과 탄피 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 정부와 군의 대응은 모순에 부딪힌다. 즉 ‘좀 전에 나에게 날아온 돌이 어디서 날아온 것인지, 심지어 날아온 게 맞는지’도 .. 2015. 9. 4.
9월 첫째주 세상읽기 - 그리스의 새 좌파/ 김승교 동지 추모 전지윤 ● 시리자 왼쪽의 새로운 대안 건설을 지지하며 치프라스가 트로이카에 굴복한 이후 이제 긴축은 다시 현실이 되고 있다. 8월 18일 그리스 공항 14개가 독일 자본에 팔리며 민영화됐다. 앞으로 부가세 인상, 연금 삭감, 노동자 해고 등 3차 구제금융 합의의 결과가 속속 현실 속의 구체적 고통으로 드러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결과로서 그리스 경제가 다시 살아난다는 보장도 없다. 지금까지처럼 그리스 경제는 계속 축소될 것이고 2020년대까지도 경기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갚을수록 더 늘어나는 국가 부채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8월 14일 3차 구제금융 관련법안의 의회 투표에서 여전히 64명의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고, 11명이 기권한 것은 이런 우려와 반감이 강력했기 때문이다. .. 2015.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