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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100

이 세계는 얼마나 더 갈 수 있을까? 윤미래 샬러츠빌에서 충돌하던 나치와 반나치 시위대 이 세계가 지금처럼 문제없이 돌아갈 날이 과연 얼마나 더 남아 있을까? 트럼프가 당선되고 독일을 위한 대안이 의회에 입성하면서부터 나는 매일 혼자 물어본다. 더는 자본주의의 견고함과 요지부동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본주의의 취약함을 두려워한다. 경제가, 먹고 사는 일이, 전처럼 계속될 수 없게 되면 사람들은 누가 가만히 있으라고 해도 절로 술렁이게 될 것이다. 극우에게도 좌파에게도, 듣지 않는 사람들에게 외쳐야 하는 답답함과 절망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급진적으로 내달리는 대중의 흐름에 얼마나 잘 결합할 수 있는가가 문제가 될 것이다. 깃발에 사회주의라고 쓰든 공산주의라고 쓰든, 운동이 상상하는 대안이 지금처럼 체제를 수정하는 것이나 아니면 기껏해야 .. 2017. 11. 30.
이론과 지식인에 관하여 윤미래 이론에 관한 객관주의가 왜 필요한가 이론이 필요한 것은 개인이나 개별 집단, 지역, 성별, 인종, 사회세력의 인식은 언제나 극도로 부분적이고 현상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근본적으로 모든 인간 인식의 한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 양적으로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차이가 있다는 사실은 굉장히 중요하다. 이론 생산은 일반적 보편적으로 통용 가능한 인식을 향해 적어도 한 단계의 질적 도약을 꾀하는 시도다. 이러한 노동을 통해 개별자들의 특수성들을 포괄할 수 있는 사회 일반의 인식이나 원리가 존재할 수 있게 된다. 이론은 개별자의 대립물로서 일반 사회의 존재에 조응하는 지적 구조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론은 또한 현상으로는 직접 드러나지 않는 이면의 .. 2017. 11. 23.
혁명이란 무엇인가? 닐 데이비슨(Neil Davidson)번역: 전지윤 혁명의 정의가 무엇이고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사회주의 혁명의 특징과 미래는 무엇인지를 다루는 글이다. 지난 겨울에 우리가 경험한 촛불을 과연 혁명으로 볼 수 있을지,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지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글의 필자인 닐 데이비슨은 저명한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로서 영국의 ‘21세기 혁명적 사회주의’(revolutionary socialism in the 21st century: rs21) 단체의 회원이다. 출처: http://newsocialist.org/what-is-a-revolution/ 2011 이집트 혁명 당시 타흐리르 광장의 모습 혁명의 정의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 사회주의자들은 레온 트로츠키의 유명한 진술을 자주 인.. 2017. 10. 30.
당과 계급: 카우츠키는 ‘레닌주의’를 옹호했는가? [국제적 좌파들 속에서 역사학자인 라스 리(Lars Lih)의 선구적 작업 속에 ‘레닌주의’에 대한 재해석이 진행돼 왔다. 레닌과 카우츠키의 관계도 그 쟁점 중에 하나였는데, 아래 글들은 특히 당 개념에서 레닌과 카우츠키가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이 많았다는 점을 설명하며 기존의 정설에 도전하고 있다. 먼저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활동하는 활동가이자 역사학자이며 볼셰비키와 민족문제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에릭 블랑(Eric Blanc)이 주장을 펼치고, 라스 리가 보완적 답변을 하고 있다. 번역에 수고해 준 김민재 동지에게 감사드린다. 우리는 러시아 혁명 100주년을 맞아서 이처럼 관련된 글을 지속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https://johnriddell.wordpress.com/2016/05/24/party.. 2017. 8. 28.
러시아 혁명 재평가 토론회 “교사이자 반면교사로서 혁명” 전진한 러시아 혁명 100주년을 맞아 8월 5일 ‘다른세상을향한연대’가 주최한 토론회 는 80명이 넘는 참가자들의 관심 속에 진행됐다. 더운 날씨와 휴가 기간에도 다양한 활동가들과 청년들이 토론에 함께했다. 박노자 발제 먼저 한국사회에 대한 급진적이고 치열한 분석을 보여주고 있는 박노자 오슬로대학교 교원의 발제가 있었다. 러시아혁명과 동시대인 식민지 조선사를 전공한 학자로서 러시아에서 직접 겪은 경험도 제시하며 생생한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러시아혁명은 1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영감과 교훈을 주는 역사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러시아혁명 당시의 용어들에 오늘날은 격세지감을 느낀다. “무산계급 독재”를 지향했던 혁명 직후 소비에트 대표자회의는 노동자들의 1표가 농민 5표의 가치를 지닌 불평등 구조였다. 하루 수.. 2017. 8. 13.
의미있는 레닌 비판을 위하여 의미있는 레닌 비판을 위하여: 이상이 아니라 현실과의 괴리에서 시작해야 한다 윤미래 최근의 레닌주의 논쟁이 오래 붙들고 있던 화두와 맞닿아 있어, 차제에 내가 해온 고민들을 정리하고 질문을 나누어보고 싶어 짧게 글을 썼다. 누군가 이것을 읽고 내 모자란 지식을 보충해주고 진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그게 안 된다면 최소한 이 고민을 이해하고 같이 해준다면 말할 수 없이 기쁠 것 같다. 우선 밝히고 싶은 것은 내가 레닌주의를 하나의 정답으로서 내세우고 싶은 생각이 없으며, ‘레닌주의는 신주단지가 아니다’는 말에 원론적으로 동의한다는 것이다. 인식은 역사를 따라잡지 못하며, 이론은 실천의 총화에 불과하다. 미래의 역사가 갈 방향에 대해 백 년 전의 이론과 실천이 최선의 정답을 제시하고 있다고 믿는 것은 그.. 2017. 5. 24.
‘레닌주의’는 신주단지인가? 박노자(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한국학) [이 글은 최근 레닌주의에 대한 재평가를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에 관한 글이다. 박노자 교수는 이 글에서 레닌주의에 대한 비판적 재평가에 경직된 태도를 보이면서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여기는 태도를 비판하며 이론적 혁신의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http://blog.hani.co.kr/gategateparagate/92734)을 옮겨 싣도록 허락해준 박노자 교수께 감사드린다.] 이 포스트는 분들의 정성진 선생님 비판 (https://wspaper.org/article/18693 )에 대한 제 반박입니다. 저는 레닌주의를 진정으로 따르자면 기존 레닌주의의 미비점, 결점부터 보완하여, 레닌이 다 못한 이론적 작업들을 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2017. 5. 23.
토론광고) 사회주의는 그 자체로 민주주의인가? 사회주의는 그 자체로 민주주의인가? - 소련 사회 성격 논쟁을 중심으로 일시: 10월 25일(화) 저녁 7시 30분 장소: 종각 윙스터디(종각역 4번 출구, 대왕빌딩 7층) D1번방 패널발제: 김민재(사회주의 정치를 위한 활동가 모임 )전지윤(다른세상을향한연대 실행위원) 소련 사회의 성격을 어떻게 볼 것인가, 사회주의와 민주주의 관계는 무엇인가, 왜 아래로부터 사회주의가 중요한가 등은 오늘날 근본적 사회변혁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이고 이에 관해 다양한 토론이 진행돼 왔습니다. 이 상황에서 관련된 쟁점들을 살펴보며 더 나은 관점과 대안을 모색해보려 합니다. 열린 자세로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며 함께 길을 찾아나가는 자리가 되길 기대합니다. (문의: 010 - 8230 - 3097) 관련 자료:.. 2016. 9. 29.
볼셰비즘과 혁명적 사회민주주의 라스 리 [내년은 러시아 혁명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관련해서 러시아 혁명의 의의와 교훈에 대한 기존의 평가를 재검토하려는 노력과 시도를 계속하고자 한다. 역사학자인 라스 리(Lars T. Lih)가 책을 중심으로 볼셰비키와 사회민주주의와의 관계, ‘새로운 종류의 당’에 대한 기존 통설을 재해석한다. 레닌은 독일 사회민주당을 바람직한 모델로 생각했고, 그것과 대립되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라스 리는 러시아어 원자료와 구체적인 상황과 맥락에 입각한 ‘레닌주의’에 대한 재해석으로 주목받아 왔고 등의 책을 썼다. 번역에 수고해 준 김민재 동지에게 감사드린다.] 출처: http://links.org.au/node/2905 레닌의 소책자 (그가 마지막으로 쓴, 기사 이상의 분량이 되는 글).. 2016. 9. 26.
러시아 혁명의 변질과 아래로부터 사회주의 전지윤 ‘아래로부터 사회주의’, ‘노동계급의 자기 해방’. 이 같은 이상은 언제나 가슴을 벅차오르게 한다. 나도 소련 몰락 이후의 혼란 속에서 헤매다가 여기서 빛을 발견하며 신발끈을 고쳐 묶은 적이 있다. 그 흥분과 열정이 어느 순간 식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커져가다가, 지난 2년 전에 나는 다시 치열한 논쟁 속에서 그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게 됐다. 내가 새로운 출발에 나선 후, (http://rreload.tistory.com/214)같은 글을 부족한 영어 실력을 무릅쓰고 번역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글 등에 자극받은 류한수진 동지의 글 (http://rreload.tistory.com/271)은 진지하고 치열한 고민과 문제의식으로 나에게 더 큰 자극을 주었다. 류한수진 동지의 글을 지지.. 2016. 5. 19.
사회주의는 본래적 의미의 민주주의 그 자체이다 - 에 대한 보충의견 김민재 (이하 )은 모두 당연하다고는 말하면서도 현실에서는 자주 간과되어 온,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의미 있는 주장을 전개하였다. 은 총론으로서의 성격을 갖는 글이기 때문에 맥락에 따라 어느 정도 해석의 여지가 있겠지만, 글 자체를 충실하게 독해하면 해당 글의 요지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1)소련 등 이른바 현실사회주의 국가에서 사회주의 운동이 변질된 것에는 단순히 객관적, 외부적 요인뿐만 아니라 주관적 요인이 분명 있었는데 (2)그 주관적 요인은 다수 대중이 주체가 되어 사회주의 사회를 건설하고 운영해야 한다는, 민주주의라는 원칙을 경시한 오류였고 (3)현재 남한의 사회주의 운동에서도 모두들 의례적으로는 민주주의가 당연하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실천적으로는 이 원칙을 .. 2016. 5. 9.
‘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라는 시대정신 ‘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라는 시대정신: ‘소련 이후’의 사회주의에 대한 짧은 생각 윤미래 소련 이후의 시대에 맑스주의자로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1980년대 후반 동구권 사회주의가 붕괴하면서 세계 계급투쟁의 판세는 크게 바뀌었고, 맑스주의는 공식적으로 실패한 이념이라 선언되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언을 선포했다. 한국의 운동은 90년대 중반까지 조금 더 명맥을 유지했지만 이내 체제내화의 길을 밟기 시작했다. 사회주의는 아주아주 별난 사람들이나 쓰는 케케묵은 사어가 되었고, 우리 세대는 자본주의 체제가 인류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을 사회적 상식으로 알고 살았다. 이 시대에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은, 역사적인 시류의 한 자락에 올라타는 것이 아니라 시류를 거스르는 ‘미친놈’이 되는 것을 감.. 2016.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