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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세상을향한연대1244

“보편적” 접근법이 오히려 투쟁을 좁힐 때 데이비드 캠필드(DAVID CAMFIELD) 번역: 전진한 ‘정체성 정치’를 비판하면서 보편적인 계급정치와 단결을 주장하는 것이 오히려 연대를 어렵게 하는 측면에 대해 비판하며 차별과 억압에 맞선 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글이다. 이 글의 필자인 데이비드 캠필드는 캐나다의 사회주의 운동가이자 ‘우리는 더 잘 해낼 수 있다: 사회변혁을 위한 사상’(We Can Do Better: Ideas for Changing Society)의 저자다. 출처: http://newsocialist.org/when-a-universal-approach-narrows-the-fight/ 미국의 많은 좌파들이 사회 계급의 정치를 받아들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너무 많은 계급 정치 지지자들이 마치 성차별주의, .. 2017. 12. 11.
나는 그런 여자가 아니었다 은림 고등학교 때 우리 학교 근처에는 이디야밖에 없었다. 학교 친구들은 석식을 먹고 나서 이디야에 갔다. 나는 카페모카에 세 번까지 샷을 추가해서 먹었다. 그러면 4000원정도 나왔던 것 같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가격과 비슷하지만 학교 근처에 스타벅스가 없었고, 어떤 커피가 맛이 있는지도 몰랐기 때문에 그냥 이디야에 갔다. 학부모들은 애들이 벌써 자기가 어른인 줄 알아서 밥 먹고 나면 커피도 한 잔씩 마신다, 고 했다. 아무도 우리 앞에서 김치녀 된장녀 운운하지 않았다. 아마 우리 학교가 여고였고, 자율고였고, 잘 사는 집 딸들이 많이 오는 학교여서 그랬을 것이다. 언론이나 인터넷에서 스타벅스 가면 된장녀라고 하는 얘기를 안 들은 것은 아닌데, 우리 학교 학생들은 대체로 그런 프레임에 신경 쓰지 않을 .. 2017. 12. 4.
세상읽기 - 한반도/ 시리아/ 에이즈/ 도덕/ 정신질환 전지윤 ● 75일만에 다시 미사일을 쏘게 된 이유 역시 계속해서 욕먹고 두들겨 맞고 괴롭힘을 당하면서 그냥 참고 넘어갈 사람은 없었다. 지난 75일 동안 계속 조마조마했다. 트럼프가 위험한 도발을 반복할 때마다, 이번에도 그냥 넘어갈까? 하는 의문이 떠올랐다. 두달을 넘어가면서는 ‘혹시나’하는 기대도 생겼다. 하지만 75일은 삭히는 시간이 아니라 쌓이는 시간이었다는 게 최대고도의 미사일 발사로 드러났다. 75일 동안 사상최강의 유엔 제재, 미 핵폭격기의 최북단 위협 비행, 역대 최대의 무력시위, 9년만에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이 줄줄이 이어져 왔다. 12월초에는 한국군의 ‘김정은 참수부대’ 창설, 전투기 230대가 참가하는 사상최대의 한미연합 공군훈련이 예정돼 있었다. 이렇게 보면 북한이 지금까지 대응하지.. 2017. 12. 3.
이 세계는 얼마나 더 갈 수 있을까? 윤미래 샬러츠빌에서 충돌하던 나치와 반나치 시위대 이 세계가 지금처럼 문제없이 돌아갈 날이 과연 얼마나 더 남아 있을까? 트럼프가 당선되고 독일을 위한 대안이 의회에 입성하면서부터 나는 매일 혼자 물어본다. 더는 자본주의의 견고함과 요지부동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본주의의 취약함을 두려워한다. 경제가, 먹고 사는 일이, 전처럼 계속될 수 없게 되면 사람들은 누가 가만히 있으라고 해도 절로 술렁이게 될 것이다. 극우에게도 좌파에게도, 듣지 않는 사람들에게 외쳐야 하는 답답함과 절망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급진적으로 내달리는 대중의 흐름에 얼마나 잘 결합할 수 있는가가 문제가 될 것이다. 깃발에 사회주의라고 쓰든 공산주의라고 쓰든, 운동이 상상하는 대안이 지금처럼 체제를 수정하는 것이나 아니면 기껏해야 .. 2017. 11. 30.
하늘로 출근한 사람 박용석(전국건설노동조합 수도권북부지역본부 조직부장) [이 글이 처음 발표되고 나서 11월 28일에는 전국건설노동조합이 총파업을 했지만, 국회에서는 자유한국당 등의 반대로 건설근로자법은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그리고 그날 광고탑에 올랐던 두 노동자는 18일만에 땅으로 내려왔다. 인권연대의 웹진 '사람소리'에 처음 실렸던 글(http://hrights.or.kr/chung/?mod=document&uid=10744)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 인권연대에 감사드린다.] 2014년 여름이 끝나갈 즈음, 태어나 25톤 덤프트럭을 처음 탔다.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있는 현장에 몰래 들어가 이 차에서 저 차로 옮겨 타며 이야기를 들었다. 새내기 노동조합 상근자가 조합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직접 보.. 2017. 11. 30.
좌파 남성의 페미니즘 실천/ TERF에 관한 짧은 생각 윤미래 ● 진보·좌파 남성의 페미니즘 실천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다면 서로 힘을 모아 그 운동장을 바로 잡는 것이 옳지 않나. 운동장을 기울게 한 적도 없고, 그 기운 운동장으로 인해 변변한 혜택도 받은 적없는 애먼 사람들에게 죄를 추궁하고 페널티를 가하는 것이 아니라.” 한 (남성) 페친분이, 아마도 페미니즘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단문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나는 이 말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을 모으기 위해서는 불평등의 수혜자들이 최소한 불평등에 편승하지 않으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고 답하고 싶다. 소위 말하는 “정체성 정치”로서의 페미니즘 - 시스젠더 중심적·성본질주의적으로 정의된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중심으로 한 신자유주의적 이익집단 정치 - 의 틀에서 벗어나 혁명적 이념으로서 페미니즘을- .. 2017. 11. 28.
상호교차성 페미니즘에 관한 단상들 윤미래 이 시대에 진보는 무엇인가 에서 전희경은 진보가 특정한 사회세력이나 집단의 전유물이라는 관념을 비판하면서 한, “진보는 진보하려는 에토스다”라고 말했다. 그 비판 자체는 매우 타당하고, 그걸 깨닫지 못한 사람들이 노동자의 이익이면 그저 일단 주장하고 노동자의 입장이면 지지하고 보는 것이 옳은 일인 줄 아는 노동자주의자가 된다. 그러나 그 대안이 ‘진보하려는 에토스’다? 그것은 평상시에는 진보를 상상할 여유조차 없는 수많은 근로 계급의 극빈자들보다 선량한 중산층 화이트칼라나 인텔리를 더 진보적인 주체로 놓게 되는 사고다. 그것은 자기 계급 특권과 지식 권력을 돌아보지 않음으로써 상대적으로 특권적인 주체의 특성을 곧 진보 그 자체와 등치한다는 점에서 남성 조직노동자와 그 동맹자들이 주장하는 노동자주의.. 2017. 11. 23.
이론과 지식인에 관하여 윤미래 이론에 관한 객관주의가 왜 필요한가 이론이 필요한 것은 개인이나 개별 집단, 지역, 성별, 인종, 사회세력의 인식은 언제나 극도로 부분적이고 현상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근본적으로 모든 인간 인식의 한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 양적으로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차이가 있다는 사실은 굉장히 중요하다. 이론 생산은 일반적 보편적으로 통용 가능한 인식을 향해 적어도 한 단계의 질적 도약을 꾀하는 시도다. 이러한 노동을 통해 개별자들의 특수성들을 포괄할 수 있는 사회 일반의 인식이나 원리가 존재할 수 있게 된다. 이론은 개별자의 대립물로서 일반 사회의 존재에 조응하는 지적 구조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론은 또한 현상으로는 직접 드러나지 않는 이면의 .. 2017. 11. 23.
‘와인스틴’과 ‘한샘’ 이후 - 침묵의 댐은 무너져야 한다 남수경 [이 글의 필자인 남수경은 미국 뉴욕에서 도시빈민,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 등을 대변하는 공익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법률서비스노동조합(Legal Services Staff Association UAW/NOLSW)의 조합원이다. 대구경북지역 독립 대안 언론인 에 실렸던 글(http://www.newsmin.co.kr/news/25082/)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에 감사드린다.]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이 지난 30여 년간 수없이 많은 여성들을 성폭행, 성추행해 왔다는 의 폭로 기사가 나온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 줄을 잇는 폭로는 이제 하비 와인스틴과 할리우드를 넘어서 문화계 전반과 언론, 정계 등 사회 곳곳의 치부를 드러내며 각계각층 저명인사.. 2017. 11. 20.
반올림 10년의 변화, 그러나 변하지 않은 삼성 이상수(반올림 상임활동가) 삼성 직업병 피해자인 한혜경 씨와 김시녀 어머님 올 해 11월 20일은 반올림이 만들어진 지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건강과 인권을 위해 활동해온 반올림의 10년, 변한 것이 많습니다. 황유미 님의 아버지 황상기 님이 처음 피해사실을 알려 온 후 10년 만에 삼성에서만 320분의 피해자들이 제보를 해오셨습니다. 그 중 118분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감추어져 있던 반도체 전자산업의 직업병 문제는 이렇게 참혹한 피해를 드러내며 우리사회에서 더 이상 감출 수 없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삼성직업병 피해제보 현황(2017년 10월 5일 현재) - 삼성전자 반도체/LCD 부문 피해자/사망자 : 236명/80명 - 삼성전자 피해자/사망자 : 263명/95명 - 삼성.. 2017. 11. 18.
열린 토론) 일상 속 차별에 저항하라 일상 속 차별에 저항하라 - 일상 속 인권감수성 함께 만들기 발제: 박철균(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선전국장) 일시: 11월 25일(토) 저녁 7시 장소: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사 대교육장(충무로역 5번 출구, 남산스퀘어빌딩 11층) https://www.kead.or.kr/location/info_1.jsp- 중증장애인 노동권 쟁취를 위해 11월 21일부터 장애인 운동 활동가와 부모님들이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농성을 시작한 상황에서 긴급히 장소를 변경했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차별과 편견, 혐오가 공기처럼 퍼져있고 그것은 수많은 상처와 고통을 낳고 있습니다. 차별없는 평등 세상을 만들어 나가려면 그런 사회구조와 맞서 싸울 뿐 아니라, 우리 안에서부터 일상 속에서 인권과 평등의 관점을 .. 2017. 11. 15.
트럼프의 다카(DACA) 폐지와 반이민 정책에 맞선 투쟁 남수경 [ 2017년 가을호에 처음 실렸던 글이다. 이 글의 필자인 남수경은 미국 뉴욕에서 도시빈민,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 등을 대변하는 공익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법률서비스노동조합(Legal Services Staff Association UAW/NOLSW)의 조합원이다. 처음에 실렸던 글( http://www.chsc.or.kr/?post_type=book&p=89946)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 편집부에 감사드린다.] 지난 9월 5일 트럼프 행정부는 다카(DACA: 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라고 알려진 '미등록(Undocumented) 청소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6월 텍사스를 비롯한 반이민성.. 2017.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