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과 차별111 장애인 노동권과 사회적 재생산 전지윤 [아래 글은 지난 11월 13일에 전장연 노동권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필자가 제출한 토론문이다. 그날 토론회는 먼저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의 의미와 전망’(정창조. 전장연 노동권위원회 간사),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정동은. 서울형권리중심공공일자리협력단 사무국장)의 발제가 있었고 이어서 토론자 3명의 의견 제시와 토론으로 이어졌다. 이 날 토론회의 모든 발제문과 토론문들은 ‘노들장애학궁리소’ 홈페이지에 올라 있다.(http://goongree.net/disability_related_data/89679) 의미있고 유익한 토론 자리를 마련하고 기회를 제안해주신 전장연 노동권위원회에 감사드린다] ● 정창조, 정동은 두 분의 발제를 매우 인상적이고 유익하게 보았다. 새로운 내.. 2020. 11. 26. 동물산업은 동물복지와 반댓말 최태규 [네이버 포스트 ‘최태규의 동심보감’에 실렸던 글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도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조 8900억원이었다고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반려동물 시장을 왜 농촌경제연구원이 조사하는지 모르겠지만)에서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연평균 14.1%씩 성장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애완동물사료 시장만 해도 2011년 2천억원 규모에서 2020년 1조5천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10년 안에 일곱 배다. 엊그제, 정운천 전 농수산식품부 장관이자 농해수위 소속 국회의원은 농림수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세계의 반려동물 연관 산업 시장규모가 성장 중인데 수입산 사료의 시장 점유율이 너무 크고 그에 대.. 2020. 11. 18. [페미니스트 프리즘 #2]‘정의연 사태’와 쉽게 쓰인 글들 페미니스트 프리즘 #2‘정의연 사태’와 쉽게 쓰인 글들은진 '소녀상' 옆에 놓였던 고 손영미 소장의 영정 (출처: 민중의 소리>) [‘페미니스트 프리즘’은 크든 작든 페미니즘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는 부정기 연재이다. 이것은 두번째 글이고 좋은 글을 보내주신 필자에게 감사드린다.] 1.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 계속해서 정의기억연대(舊정대협), 윤미향 당선인, 나아가 일본군‘위안부’ 운동 및 연구 전반에 대한 의혹 제기와 비판이 이루어지고 있다. ‘정의연 사태’라고들 부르고 있는 현 상황의 본질을 규명하거나 종합적인 진단을 내리는 것은 내 능력 범위 밖의 일이라고 느낀다. 다만, 연일 쏟아져 내리는 엄청난 분량의 언론 보도들을 겨우 쫓아가면서, 감정적인 동요를 겪지 않으려는 .. 2020. 6. 26. 기억과 권력의 식민주의와 탈식민주의: 어떤 지식인들에게 고함 윤미래 어느 학교에나 여성학 수업에는 으레히 교수에게 ‘진정한 성평등’에 대해 가르치려 드는 남학생 ‘빌런’들이 등장하곤 한다. 임명묵 씨가 슬로우뉴스에 기고한 라는 글은, 비록 그보다는 풍부한 학문적인 내용을 갖추고 있다고는 하나, “학교 다니며 귀동냥으로 들은 수준”의 “간단하고 초보적인 탈식민주의 얘기”로 수십 년간 탈식민주의 여성 운동을 선도해온 학자와 활동가들을 계도할 수 있다고 믿는 (다분히 젠더화된) 오만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시도들과 본질적으로 별반 다르지 않다. 여성에 대한 남성의 억압, 식민지에 대한 제국의 억압, 개인에 대한 국가의 억압을 ‘위안부’ 문제의 세 가지 축으로 열거한 뒤, 이 글은 “이 두 관점도 충분히 주의깊게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인사치레를 남기고 앞의 두 가지를.. 2020. 5. 14. 30년전 내게 매일 매일이 끔찍했던 이유 박철균 1.뭔가 초등학교 1학년을 상대로 담임 교사 등의 트러블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나는 이제는 딱 30년 전이 된 국민학교 1학년이 너무나 아리게 떠오른다. 2.유치원부터 시작했던 괴롭힘은 국민학교에 가서도 계속됐다. 이유는 "여자같고 잘 울어서". 거기다 화장실에서 내가 밀어서 다리가 부러졌다며 모함(이게 어린 마음에 얼마나 억울했으면 나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걔랑 내가 화장실에서 마주친 적이 없었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도 당하기도 했다. 주변 환경이 이러니까 나는 당연히 적응을 못 하고 겉도는 아이가 되었다. 산만하거나, 수업시간에 교실 복도를 배회하거나, 관심 받으려고 엉뚱한 말을 하거나... 그럴 때마다 나의 1학년 담임이란 사람은 아이들이랑 함께 나를 무시하거나 윽박지르거.. 2020. 4. 29. ‘좋은 게 좋은 거야’~ 누구에게 좋은 건대요? 주윤아(성평등 민주주의를 꿈꾸는 교육노동자) [(http://hrights.or.kr/gasi/?uid=12226&mod=document&pageid=1)에 실렸던 글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블랙독’이라는 드라마가 방영 중인가 보다. 시청하지 않아 정확히 모르겠지만 방송사의 드라마 소개란을 보니 ‘기간제 교사가 된 사회 초년생 주인공이 우리 삶의 축소판인 학교에서 꿈을 지키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라고 되어있다. 교사들 사이에도 꽤 리얼하다는 소문이 돌아 관심 있는 일부 내용만 찾아보았는데, 내가 근무했던 여러 학교에서 실제 일어났던 사건들과 내가 기억하는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들이 제법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재밌다기보다는 ‘웃프다’.. 2020. 1. 30. 성적인 폭력의 뿌리 2 낸시 린디스판(Nancy Lindisfarne) & 조나선 닐(Jonathan Neale) 번역: 두견 '왜 남성과 여성은 불평등할까?' '왜 성소수자들은 억압당하는가?' '왜 많은 남성들이 폭력적인가?' '성폭력이 왜 그렇게 흔한가?' 이것들은 오래되고 매우 중요한 질문들이다. 오랫동안 이에 대한 강력한 대답은 사회를 지배하는 사람들로부터 나왔다. 그 대답은 언제나 전쟁, 불평등, 성폭력은 자연질서의 일부분이라는 것이었다. 스티븐 핑커, 재러드 다이아몬드, 유발 하리리의 인기있는 책들도 더 현대적인 방식으로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남성의 공격성은 인간본성의 불가피한 일부라는 것이다. 남성들은 여성들을 성적으로 소유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싸운다고 말한다. 저명한 생물학자이자 트랜스젠더인 조안 러프가든.. 2019. 12. 30. 여성들이 어떻게 계급투쟁을 주도하고 있는가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여성들이 주도하는 파업, 시위, 행진들이 나타나고 있다.(한국에서도 톨게이트 노동자 투쟁 등이 이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활동의 급증은 전 세계적으로 계급투쟁을 활성화시키는 노동하는 여성들의 운동의 일부이다. (이하 선언)의 공동저자인 신시아 아루자, 티티 바타차리야, 낸시 프레이저(Cinzia Arruzza, Tithi Bhattacharya, and Nancy Fraser)에 따르면 이 투쟁들은 사회적 재생산의 이론적 렌즈를 통해 가장 잘 이해된다. 이것은 시간이 지나도 자본주의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노동의 종류를 기술하고 있다. 그것은 매일같이 일터로 나오도록 하기위해 노동자들을 준비시키고, 병들거나 은퇴한 노동자들을 돌보고, 새로운 노동자들(즉, 아기들)을 만드는 것이다. .. 2019. 11. 30. 노동자연대 지도부는 괴롭힘을 중단하고 사과하라 전지윤 ● 포기하지 않고 문제제기할 것이다 최근에 성폭력 사건의 주변인로서 고민을 나누는 2개의 모임에 연달아 참석했다. 노동자연대 지도부가 아직도 반성, 사과하지 않고 생존자(피해자)를 계속 괴롭히고 있는 사건의 연대자로서 말이다. 참석하면서 느낀 것은 성폭력 사건에서는 생존자 못지않게 주변인도 고통과 상처를 받는데 충분히 주목받지 못해 왔다는 것이다. 나만해도 이들 모임에서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몇 가지 트라우마가 남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수백명의 활동가들이 같이 있던 단톡방에서 노동자연대 간부가 공개적으로 ‘거짓말과 비방을 하고 있다’고 나를 매도하는데도 그걸 반박하면서 나를 방어해주는 목소리가 없었던 경험이다. 또 마찬가지로 수백명의 활동가들이 같이 있던 단톡방에서 내가 노.. 2019. 11. 25. 왜 ‘99 퍼센트를 위한 페미니즘’이 중요한가 [최근 몇 년 동안 성폭력과 직장내 괴롭힘에 맞서는 인상적인 시위에서부터 스페인, 폴란드, 그 밖에서 국제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대규모 파업에 이르기까지 노동계급의 여성 운동이 급진전하고 있다. 이러한 행동들은 힐러리 클린턴 같은 사람들이 촉진해 온 자유주의적이고 개인주의적인 변종을 넘어서 반체제적 페미니즘으로 가는 길을 가리키고 있다. 한국에서도 학교비정규직 투쟁, 톨게이트 투쟁 등은 사회적 재생산을 둘러싼 여성들의 투쟁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새로운 물결의 표현 중 하나는 ‘99%를 위한 페미니즘’에 대한 대중적 선언이다(Verso Books, 2019). 그것은 페미니즘이 계급투쟁의 대안으로서 마주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와 모든 형태의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운 세계를 위한 싸움에서 결정적.. 2019. 11. 1. 페미니즘과 반성폭력 운동을 옹호하며 전지윤 ● 페미니즘과 반성폭력 운동에 대한 왜곡과 공격 최근에 노동자연대 분들이 박가분 씨, 오세라비 씨 등의 책들을 추천하고 격찬한 것이 논란이 된 것을 봤다. 이 책들이 담고 있는 페미니즘과 반성폭력 운동에 대한 공격을 “돌직구”라거나 “예리한 통찰력”이라고 높이 평가한 것이다. ‘마르크스주의와 맞닿는 부분이 있다’고도 했다. 새삼스럽진 않다. 노연 분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태도가 저 필자들이나 책들과 가까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노연 분들은 기본적으로 페미니즘이 계급투쟁을 분열, 약화시킨다고 보며, 남성 여성의 단결을 추구하는 게 진정한 마르크스주의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젠더 모순을 부차화시키며 기계적 단결을 추구하는 입장도 있을 수 있고 토론해 봐야 한다고 본다. 진짜 문제는 노연의 이러한 행보 속.. 2019. 9. 30. 멀지만 가야 할 길 주윤아(성평등 민주주의를 꿈꾸는 교육노동자) [(http://hrights.or.kr/gasi/?uid=11908&mod=document&pageid=1)에 실렸던 글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미국 조지아주(Georgia)에 사는 친구 집에 다녀왔다. 그곳에서 지역의 박물관과 명소를 둘러보는 동안 아주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큐레이터가 여성 운동이나 위인에 대한 소개를 해 주거나 관련 내용이 대체로 전시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애틀랜타 히스토리 센터에는 그 지역 출신의 여성 활동가나 여성 참정권 운동에 대한 역사가 소개되어 있었는데 그 중 애틀랜타(Atlanta) 출신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작가 마거릿 미첼(Margaret Mitchell)에 대한 새로.. 2019. 9. 25. 이전 1 2 3 4 5 6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