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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과 차별103

정준영 성폭력 범죄 - 절망적인 사건과 절망적인 반응 박철균 승리가 쏘아올린 버닝썬 사건이 커지고 커져 승리가 함께 하던 카톡방까지 밝혀졌고, 그 속에서 정준영이 주도적인 성폭력을 가해왔음이 밝혀졌다. 심지어는 그들이 성폭력을 저지르고도 조롱까지 했던 피해 당사자는 이 사실을 모를 수도 있다는 것이 더 가슴 아프다. 여전히 여성은 남성에게 함부로 다려지고 평등하게 대우받지 못하다는 것을 절절하게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더 답답하고 화가 나는 것은 검색어 1위를 "정준영 동영상"으로 떡하니 검색하며 관람을 통한 가해 행위를 하려는 분들과 "oo을 덮으려고 정준영 터트리는 거다." 따위의 음모론을 댓글로 쓰는 분들을 보기 때문이다. 특히, 장자연 사건 덮으려고 정준영 터트렸다고 기사 댓글이나 SNS에 글 쓰시는 분들은 죄송하지만 어디 가서 깨어있.. 2019. 3. 13.
질레트 논란 - 문제는 이 사회의 “남자다움”이 해롭다는 것 박철균 미국에서 2019년 1월 새롭게 공개된 질레트 광고가 크게 논란이 되었다. 기존의 해로운 남성성을 버리고 온갖 폭력을 저지하고 막는데 함께 하자는 내용이 담긴 이 광고는 남성 전체를 싸잡아 비난했다는 비난 속에 해당 광고 유튜브 동영상엔 싫어요가 120만개가 달렸고, 질레트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방송인 피어스 모건은 “여성에게 그랬으면 페미니스트가 난리쳤을 거다”고 원색적으로 조롱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일어난 이 소동을 통해 나는 다시금 세상을 돌아 보게 된다. 남성다움이 무엇인지, 그리고 폭력이란 무엇인지... 30여년을 살아오면서 남자다움이란 무엇인지 그것이 언제나 최고인지 생각해 보았다. 내가 보았던 남자다운 사람으로 표준형화된 사람들은 결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정의로운 남자 주인공의 모습이.. 2019. 1. 23.
여성, 남성, 트랜스젠더, 인터섹스: 성별이분법은 틀렸다 콜린 윌슨(Colin Wilson)번역: 두견 [영국의 사회주의자인 콜린 윌슨(Colin Wilson)이 왜 성별이분법의 강요가 억압으로 작동하게 되는지에 대해 논의한 글이다.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이었던 11월 20일을 맞이하여 번역한 이 글이 모든 차별과 억압로부터 해방에 대한 고민에 도움이 될 것이다.] 출처:https://www.rs21.org.uk/2016/10/24/notes-on-women-men-trans-and-intersex-the-gender-binary-does-not-fit-the-facts/ 트랜스젠더의 권리를 공격하는 트럼프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대 사회에 대한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상식” 중 하나는 인간이 - 누구도 만날 가능성이 없는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 남성과 .. 2018. 11. 22.
‘오늘 저녁 뭐 해먹지?’ 고민, 그만 하고 싶다 주윤아(성평등 민주주의를 꿈꾸는 교육노동자) [(http://hrights.or.kr/chung/?uid=11302&mod=document&pageid=1)에 실렸던 글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여자들에게 여행이 좋은 이유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코 “삼시 세끼 밥을 차리지 않아도 되니까” 라고 이구동성 답할 것이다. 밥 중에 제일 맛있는 밥은 ‘남이 해 준 밥’이라는 명언(?)도 있듯, 여자들에게 매 끼니를 마련하는 일이란 중노동이자 일상이다. 어릴 때는 엄마의 부엌일을 돕고, 청소년기에는 남자 형제들의 간식까지 챙기고, 독립해서는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소박하게 자신의 밥상을 차린다. 결혼과 출산을 거치며 어느덧 자신도 엄마가 되어 가족의 밥상을 차리고 .. 2018. 10. 24.
쉼 없는 그러나 보이지 않는 장애여성들의 노동 이진희 [비장애/자본주의적/이성애 중심의 ‘생산’에 대한 정의에 대해 뒤집어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해주는 글이다.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103529)에 실렸던 글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사진 출처: 장애여성공감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womenwithdisability/) 집안에서 A가 접근할 수 있는 곳은 드물었지만, 방바닥에서 해야 할 일은 늘 주어졌다. 나물 다듬기, 파/양파/마늘까기, 빨래 다리고 개기, 걸레질하기…. 지체장애로 걷지 못하는 A를 위해 개발된 것처럼 방바닥에 앉아 할 수 있는 일은 끊이지 않았다. 다른 형제들처럼 학교에 가지 .. 2018. 10. 19.
“결혼하셨어요?” 주윤아(성평등 민주주의를 꿈꾸는 교육노동자) [(http://hrights.or.kr/chung/?uid=11230&mod=document&pageid=1)에 실렸던 글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 프롤로그 얼마 전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일정 중간에 우리 팀의 현지 가이드가 다른 한국팀을 인솔하는 가이드 친구를 만나 한참 수다를 떨고 돌아왔다. 무슨 재미난 얘기를 나눴는지 물으니 그들의 표정은 희극으로 보였으나 실제 대화 내용은 비극이었다. 한국 남성이 그 가이드의 결혼 여부를 집요하게 묻고 결국 싱글이라는 대답을 듣고 나서부터는 본격적으로 추근대서 힘들다는 내용이었다. 너무 부끄럽고 미안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속담이 절로 떠오.. 2018. 9. 17.
젠더와 인종 앞에 차별적으로 작동하는 법과 권력 남수경 [이 글의 필자인 남수경은 미국 뉴욕에서 도시빈민,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 등을 대변하는 공익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법률서비스노동조합(Legal Services Staff Association UAW/NOLSW)의 조합원이다. 대구경북지역 독립 대안 언론인 에 실렸던 글(http://www.newsmin.co.kr/news/32848/)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에 감사드린다.] 출처: http://www.newscham.net 여성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지난 십수 년 동안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사이버 성폭력에 대한 단속과 처벌에는 미온적이었던 공권력이 여성이 남성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자 곧바로 신속하게 대응한 것이다. 지난 5월 홍익대 남성 모델 사진 유출 사건.. 2018. 9. 8.
성폭력과 ‘동의’에 관하여 션 루딕(Siân Ruddick)번역: 두견 적극적이고 명시적인 동의를 성폭력의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지만, 사진계 성폭력 논란에서처럼 ‘카톡 대화를 봐도 본인이 합의한 것이고, 웃으면서 사진도 찍어놓고 무슨 성폭력이냐’는 식의 백래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폭력과 동의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소개한다. 이 글에서 독립적인 성폭력 관련 변호사인 션 루딕(Siân Ruddick)은 우리가 ‘동의’의 정치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관해 풀어나간다. 여기서 가해자는 대개 남성이고 생존자는 대개 여성이라고 취급한다. 이것은 가장 일반적이지만, 드물게 여성이 성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거나 남성이 생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다른 젠더 정체성을 가진 생존자의.. 2018. 5. 28.
곳곳에서 침묵의 벽을 무너뜨리는 미투 남수경 [이 글의 필자인 남수경은 미국 뉴욕에서 도시빈민,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 등을 대변하는 공익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법률서비스노동조합(Legal Services Staff Association UAW/NOLSW)의 조합원이다. 대구경북지역 독립 대안 언론인 에 실렸던 글(http://www.newsmin.co.kr/news/30138/)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에 감사드린다.] 무려 38년. 1980년 광주항쟁에 참여했던 김선옥 씨가 조사 과정에서 담당 수사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하는데 걸린 시간이다. 마침내 대중 앞에 나선 김선옥 씨는 미투 운동을 보면서 용기를 냈다고 한다. 이제 그녀의 증언을 시작으로 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이 10대 여고생을 포함해 수.. 2018. 5. 17.
#미투(MeToo)에 대한 약간의 돌아보기 이다 피카드(Ida Picard)번역: 두견 출처: https://www.rs21.org.uk/2018/04/23/some-reflections-on-metoo/ #미투(MeToo)는 수많은 사람들이 성적 폭력 및 괴롭힘을 겪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젠더적 폭력에 관한 토론의 중추가 되었다. 젠더적 폭력을 이해하는 것은 여성 억압을 보다 폭넓게 이해하는 데 핵심적이다. 그리고 #미투는 주로 권력의 위치에 있는 남성들의 폭력을 고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물론 이것은 성폭력이 오로지 남성에 의해 여성을 향해서만 행해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젠더 폭력에 취약하게 되는 방식은 단선적이지 않다. 나는 이 짧은 글에서 이러한 모든 미묘함들을 공정하게 다룰 수 있는 척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여성해방을.. 2018. 5. 10.
미투 운동과 '친밀한 관계 속의 성폭력' 전지윤 지금 ‘미투 운동’이 한국 사회 전체를 뒤흔들며 바꾸고 있다. 피해생존자가 직접 기자회견에 나선 다음날 바로 정봉주가 항복하는 걸 보면서, 곳곳의 백래시 속에 비관에 빠졌던 내가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역시 모든 것을 걸고 투쟁에 나선 주체들의 용기와 힘은 쉽게 무너질 수 없었다. 또, 이윤택을 욕하고 미투를 지지한다고 말하다가도, 자기 주변에서 그런 일이 생겼을 때 한계를 드러내기(김어준 씨처럼) 쉽다는 게 다시 드러났다. 그래서, 우리는 저 멀리 몇몇 ‘괴물’들에게 돌을 던지고 비난하고 꼬리 자르기를 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단지 일부 개인의 잘못이나 인간적 결함이 아니라 우리 사회와 공동체의 문화를 돌아보면서, 내 주변에서부터 무엇이 부족했는지 함께 배우고, 더 나은 기준을 세워나가는 .. 2018. 4. 5.
펜스룰 - 찌질하고 역겨운 백래시 남수경 [이 글의 필자인 남수경은 미국 뉴욕에서 도시빈민,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 등을 대변하는 공익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법률서비스노동조합(Legal Services Staff Association UAW/NOLSW)의 조합원이다. 대구경북지역 독립 대안 언론인 에 실렸던 글(http://www.newsmin.co.kr/news/28288/)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에 감사드린다.] “오늘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그리고 매일 매일, 우리의 경제와 공동체 그리고 나라를 위해 여성들이 수없이 많은 기여를 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모든 여성들이 계속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분투할 것입니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마.. 2018.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