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세상을향한연대1355 [박노자] 대선, 혹은 한국적 삶의 속살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지금 대한민국은 '대선 정국'입니다. 명시적으로, 내지 암묵적으로 운명의 2022년 3월 9일까지 국정의 운영도, 사회적 공론의 흐름도 거의 다 '대선' 위주로 이루어집니다. 그만큼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의 권한이 막중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여야 사이의 권력 교체가 되든 안되든 21세기 초반의 한국사의 '큰 그림'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주류 여야는 물론이거니와, 온건 사민주의자인 심상정 후보 같은 분이 설령 대통령이 돼도, 대통령이 죽어도 못.. 2022. 1. 11. 세상읽기 – 윤석열/카자흐스탄/이석기/차별금지법 전지윤 ● 윤석열의 위기에는 더 깊은 뿌리가 있다 최근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카오스적 혼돈은 2016년 촛불 속에서 궤멸적 타격을 받으며 심각한 위기와 분열로 빠져들었던 한국의 보수우파와 기득권 카르텔이 여전히 그것에서 충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2016년 당시에 이들의 분열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는 다시 기억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당시에 분열은 처음에 와 박근혜 청와대 사이에서 불거졌다. 하나의 계기는 가 당시 ‘왕수석’인 우병우 일가의 비위 의혹을 보도한 것에 있었다. 그러자 박근혜는 를 직접 “부패 기득권”이라고 직격했고, 검찰은 당시 주필이었던 송희영의 비리를 밝혀내며 방상훈의 숨통을 조였다. 우파-족벌언론-검찰이 서로를 불신하고 물어뜯던 이 장면은 기득권 카르텔의 .. 2022. 1. 8.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 다시 우리의 이웃이 되다 박철균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편의상 지금의 스파이더맨은 "MCU 스파이더맨", 샘 레이미가 만든 첫 21세기 초 스파이더맨은 "토비 스파이더맨". 앤드류 가필드가 나온 2편만 나오고 끝나 버린 스파이더맨은 제목 그대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으로 표기합니다. 1. 보고 싶었으나 이래저래 일정이 생겨서 보지 못했던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을 2022년 첫 영화로 보게 되었다. 노원 롯데시네마에서 좌석이 움직이는 2D로 봤는데... 노원 롯데시네마랑 나랑 안 맞는 건지 아니면 나이가 든 건지 왠지 멀미가 났다. ;; 2. 지금까지 봤던 MCU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중 가장 MCU와 이질적이면서 스파이더맨 본연의 매력으로 돌아오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지금까지 MCU 스파이더맨은 MCU에 나오는 아.. 2022. 1. 5. 삶 만들기 인가, 죽음 만들기 인가? 수잔 퍼거슨Susan Ferguson 번역: 두견 팬데믹이 드러낸 자본주의적 생산과 재생산의 모순에 대해 분석하는 이 글은 아직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기 전에 주요 국가들에서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던 지난 10월초에 발표됐다. 이 글의 필자인 수잔 퍼거슨(Susan Ferguson)은 사회주의 페미니스트이고 사회적 재생산 이론을 발전시키며 노동력과 노동계급의 사회적 재생산이 작업장을 넘어서서 인종과 젠더의 교차 속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Women And Work: Feminism, Labour, and Social Reproduction - Pluto, 2020)의 저자이다. 출처: https://www.midnightsunmag.ca/life-making-or-death-making/ .. 2022. 1. 2. “삼성에서 노조하는 것이 대세입니다” [지금 인천 송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번째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현장에서는 건설노동자들에게 온갖 부당한 조건들이 강요되고 있고, 이에 맞서서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경인지부는 노조 건설과 치열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아래는 지난 12월 29일 ‘삼성바이오 건설노동자 노동인권 쟁취를 위한 2021 송년문화제’에서 이상수 반올림 상임활동가가 했던 연대 발언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반올림 카페에 실렸던 글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감사드린다.] 제가 일하는 반올림은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건강과 인권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반올림은 직업병 피해자들과 함께 오랜시간 삼성과 싸워왔습니다. 10년을 넘게 싸웠고, 마지막에는 삼성본관 앞에서 천 일 넘게 농성을 했습니다. 오늘 .. 2021. 12. 30. [박노자] 소련 망국의 30주년 - 구소련 좌파는 폐허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인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오늘날은 소련 망국의 30주년입니다. 딱 30년 전에, 1991년 12월 25일 밤에 망치와 낫이 그려전 홍기는 크렘린궁에서 내려지고 제국 시대의 해군기인 러시아 삼색기가 게양됐습니다. 혁명 이후 74년 영욕의 역사는 이렇게 그 막이 내려진 것이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그 때 소련의 해체가 "완료"됐다는 데에 대해 거의 신경을 쓸 겨를도 없었습니다. 이미 소련이라는 국가는 식.. 2021. 12. 26. 세상읽기 – 칠레/김건희/윤석열과 좌파/<이상청>/벨 훅스 전지윤 ● 칠레 대선에서 좌파의 역사적 승리 어제 칠레 대선 결선투표에서 좌파연합 후보인 보리치가 당선된 것은 정말 기쁜 소식이다. 사실 지난 두달 전 1차투표에서는 극우 카스트 후보가 1위를 하면서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카스트는 범죄를 빌미로 강력한 치안을 강조하며 반이민 선동을 하고, 여성부 폐지와 낙태 금지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고, 강력한 신자유주의 노선을 고수하는 후보였기 때문이다. 50%도 안되는 낮은 투표율 속에서 카스트가 1위를 차지하고, 보리치 후보의 지지율은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나자, 이러다가 칠레가 국제적인 진보의 견인차에서 반동의 신호탄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경고와 걱정들이 많았다. 그러나 결선투표를 앞두고는 카스트의 극우적 성격에 대.. 2021. 12. 23. 우리 곁에 있는 “살육(Cannibal) 자본주의” 지난 30년 동안 낸시 프레이저NANCY FRASER는 좌파에게 가장 설득력 있는 아이디어들을 제공해 왔다. 프레이저가 페미니즘에 경제 엘리트와의 관계를 단절하고 억압의 근본 원인을 공격할 수 있는 노동계급 정치를 수용할 것을 요구할 때와 같이 이러한 생각은 때때로 정치적이다. 다른 한편, 프레이저가 자본주의와 자본주의가 의존하지만 완전히 종속적이지는 않은 "배경 조건" 사이의 상호 작용을 분석할 때와 같이 이러한 생각은 때때로 강력하게 이론적이다. 곧 출간할 책에서 프레이저의 최근 작업은, 그녀가 "살육 자본주의"라고 부르는 것의 돌진하는 재앙을 피하기 위해 실천적이고 이론적인 것의 종합을 추구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자본주의가 삶의 모든 영역에 침범함으로써, 자신의 생존 조건, 그리고 더 중요한.. 2021. 12. 20. [박노자] "배달 천국"의 이면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한국 만큼이야 아니지만, 노르웨이에서도 서서히 "배달 문화"가 정착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그들은 종종 Foodora 등 음식 배달 업체들을 이용합니다. 저는 한국에서는 지인들과 같이 있었을 때에 몇 번 "배달의 민족"을 통해 음식 주문, 배달을 받아 본 일은 있긴 있었는데, 노르웨이에서는 한 번도 배달된 음식을 먹어본 일이 없습니다. 초밥이 먹고 싶어 질 때에 그냥 무식하게 (?) 약 15분 언덕을 내려 거기에 있는 초밥 집에서.. 2021. 12. 17. 세상읽기 – 차별금지법/미얀마/전두환/니카라과/코로나 전지윤 ●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집중 농성 얼마전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집중 농성’에 함께 했다. 거의 하루 종일 밖에서 떨기는 했지만, 여러 반가운 동지들도 만날 수 있었고 또 의미있는 자리였다. 마지막에 단돈 만원의 지지금을 내고 농성했던 즉석접이식천막도 득템했다. 차별금지법을 요구하는 수많은 이들과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진보당 김재연 후보도 분명하고 속시원하게 이 법안을 가로막는 세력을 질타하고 제정의 필요성을 말해줬다. 어제도 차별금지법 하나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대한 엄청난 분노와 비판들이 쏟아져 나왔다. 14년을 기다리며 너무 많은 고통을 받았고, 소중한 것을 잃어온 사람들의 정당한 분노와 비판이다. 아마 민주당은 변명하고 핑.. 2021. 12. 14. 러시아 혁명에서 올바른 교훈을 얻어야 한다 에릭 블랑ERIC BLANC 번역: 두견 근래 서구 좌파진영에서는 사회변혁의 전략에 대한 흥미롭고도 중요한 논쟁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 속에서 러시아 혁명에 대한 재평가, ‘레닌주의’적 사회변혁 전략의 타당성 등도 중요한 논점이 되고 있다. 우리는 이와 관련된 글들을 계속 번역, 소개해 왔는데 이번 글도 그것의 연장이다. 이 글은, 사회주의자들이 세대를 거쳐 러시아 혁명의 영감을 얻어왔지만, 그로부터 얻어진 많은 교훈은 우리 자신의 시대에 맞지 않고, 오늘날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론과 실천에서 민주적 사회주의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글의 필자인 에릭 블랑은 미국 민주적 사회주의자들(DSA) 소속의 사회주의 이론가이자 활동가이며, 역사사회학자로서 러시아 혁명과 레닌주의에 .. 2021. 12. 11. “아무리 발버둥치고 소리 질러도 소용없다”는 공포 전지윤 주말 저녁에 모처럼 좋은 영화를 하나 봤다. 리들리 스콧의 . 중세 시대에 성폭력을 당한 여성이 끔찍한 고립과 고통 속에서도 어떻게 용기를 잃지 않고 자신의 진실을 지키기 위해서 투쟁하는지 다루는 영화였다. 영화의 압권은 막바지에 나오는 재판 장면인데 거기서 그 주인공은 그야말로 공개적으로 난도질 당한다. ‘성폭력 당했다는 게 거짓말 아닌가’, ‘가해자를 좋아했던 것 아닌가?, ‘성폭력을 당할 때 쾌감을 느낀 것 아닌가?’, ‘지금 임신한 아이가 가해자의 아이가 아닌가’... 재판관들의 심문은 산채로 인간을 해부하는 장면을 보는 느낌이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성폭력 당했다는 호소가 거짓이라면 죽어야 한다’는 판정에 따라서 주인공이 화형대 위에서 곧 불에 타서 죽을지 모르는 순간에는, 입술이 바짝 .. 2021. 12. 8. 이전 1 ··· 26 27 28 29 30 31 32 ··· 1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