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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세상을향한연대1355

트랜스젠더와 젠더혁명/ 다시는 그전으로/ 성폭력 사건과 연대자 전지윤 ● 무지개는 결국 다시 떠오를 것이다 육군이 변희수 하사를 강제전역시키는 것을 보고 분노했던 마음은 숙명여대에서 트렌스젠더 여성을 합격시켰다는 소식에 어느 정도 위안받을 수 있었다. 역시 가부장적 남성성의 상징과도 같은 집단에 비해서 여성 공동체는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과 감수성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후 일부에서 이어지는 반응과 소식들에 당혹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차별과 배제에 맞서던 용기있는 발걸음은 결국 잠시 멈춰서고 말았다. 비록 사회적으로 대체로 남성으로 패싱되는 위치에 있으면서, 이 문제에 대해 말한다는 게 조심스럽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이번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들을 하던 분들은 대체로 이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어온 차별과 고통과 .. 2020. 2. 10.
"모든 여성의 해방을 향한 페미니즘은 반자본주의여야 한다" 여성 노동자들, 유색인들, 쇠락한 산업지구의 백인 남성들은 서로를 타고난 동맹으로 보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낸시 프레이저(Nancy Fraser)는 우리가 자본주의에서 우리 공통의 적을 인식하는 한, 사회적 다수를 통합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이다. 평등을 위한 싸움에서, 모든 페미니즘이 같은 것만은 아니다. 청소년 기후 파업이 기업의 그린워싱(친환경으로 위장하기)과 완전히 다른 정신인 것처럼, 국제 여성의 날에 대한 연례 파업은 힐러리 클린턴 같은 사람들이 발전시켜 온 자유주의적인 페미니스트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낸시 프레이저는 기업이사회와 국회에 더 많은 여성들을 배치하는 것만을 추구하는 그런 페미니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해 왔다. 그는 사회 대다수의 필요성에 초점을 맞춘.. 2020. 2. 7.
[박노자] 그들, 우리들의 거울?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저는 북조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저 '코리아학' 범위 내에서 일차, 이차 자료를 종종 보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학생들 사이의 열화 같은 관심이 있고 해서, 문외한임에도 불구하고 염치를 무릅쓰고 북조선학을 가르칩니다. 그래서 그걸 가르치다가 한 가지 느낀 부분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전성기, 즉 고 김 주석 시절의 북조선 문예 정책과 가장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 바로.. 2020. 2. 5.
세상읽기 - 신종 코로나와 혐오/ 트랜스젠더 차별/ 검찰개혁 전지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인종주의적 혐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이 확산되면서 막연한 공포도 급증하고, 그것이 인종적 혐오로도 연결되고 있다. 우한에 전세기를 보내서 사람들을 데려와서는 안 된다거나, 중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아무 과학적 근거도 없고 합리적이지도 않은 말들이 나온다. 자유한국당과 등은 아주 노골적으로 ‘혐중’을 부추기는 중이다. 사실 중국인에 대한 편견과 혐오는 각종 영화에도 줄곧 나타나던 오래된 문제인데, 이것은 ‘박쥐까지 먹는 야만적 식습관이 문제’라는 식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물론 지금의 전염병이 박쥐에서 뱀으로, 다시 인간으로 옮겨졌다는 추정은 신빙성이 있다. 그러나 ‘몸(정력)에 좋다’면 별 이상한 것을 다 찾아 먹는 사람들(흔히 중년 남성들)은 중국만이 아니라.. 2020. 2. 3.
‘좋은 게 좋은 거야’~ 누구에게 좋은 건대요? 주윤아(성평등 민주주의를 꿈꾸는 교육노동자) [(http://hrights.or.kr/gasi/?uid=12226&mod=document&pageid=1)에 실렸던 글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블랙독’이라는 드라마가 방영 중인가 보다. 시청하지 않아 정확히 모르겠지만 방송사의 드라마 소개란을 보니 ‘기간제 교사가 된 사회 초년생 주인공이 우리 삶의 축소판인 학교에서 꿈을 지키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라고 되어있다. 교사들 사이에도 꽤 리얼하다는 소문이 돌아 관심 있는 일부 내용만 찾아보았는데, 내가 근무했던 여러 학교에서 실제 일어났던 사건들과 내가 기억하는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들이 제법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재밌다기보다는 ‘웃프다’.. 2020. 1. 30.
“계급투쟁의 태풍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 2 에릭 블랑(ERIC BLANC) 미국에서 교사들의 파업 물결은 수년 간 노동계급 정치의 가장 중요한 발전이다. 사회주의의 부상과 결합하여, 미국 정치가 왼쪽으로 전환될 수 있는 그 어느 때보다도 좋고 큰 기회다. 에릭 블랑(Eric Blanc)은 미국의 그 누구보다 교사들의 파업 물결을 더 가까이서 다루었다. 그는 웨스트버지니아와 애리조나에서 오클랜드와 덴버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파업 기간 동안 현장에서 교사를 인터뷰하고 자신이 본 것에 대해 보도해 왔다. 그리고 그는 그 보도를 새로운 책인 로 묶어냈다.(미국에서는 공화당 지지가 강한 지역을 ‘레드 스테이트’라고, 민주당 지지가 강한 지역을 ‘블루 스테이트’라고 부른다.) 블랑의 책은 왜 교사들이 전국적으로 이러한 과감한 행동을 취하려 했는지 이해하고자.. 2020. 1. 28.
"계급투쟁의 태풍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 1 에릭 블랑(ERIC BLANC)번역: 두견 미국에서 교사들의 파업 물결은 수년 간 노동계급 정치의 가장 중요한 발전이다. 사회주의의 부상과 결합하여, 미국 정치가 왼쪽으로 전환될 수 있는 그 어느 때보다도 좋고 큰 기회다. 에릭 블랑(Eric Blanc)은 미국의 그 누구보다 교사들의 파업 물결을 더 가까이서 다루었다. 그는 웨스트버지니아와 애리조나에서 오클랜드와 덴버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파업 기간 동안 현장에서 교사를 인터뷰하고 자신이 본 것에 대해 보도해 왔다. 그리고 그는 그 보도를 새로운 책인 로 묶어냈다.(미국에서는 공화당 지지가 강한 지역을 ‘레드 스테이트’라고, 민주당 지지가 강한 지역을 ‘블루 스테이트’라고 부른다.) 블랑의 책은 왜 교사들이 전국적으로 이러한 과감한 행동을 취하려 했는지.. 2020. 1. 24.
열린토론) 국가 관료 자본주의의 모순과 저항의 가능성 열린토론) 국가 관료 자본주의의 모순과 저항의 가능성 -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을 중심으로 * 발제: 박노자(오슬로대학교 교원, 등 저자) * 일시: 2020년 2월 12일(수) 오후 7시 * 장소 : 노들 5층 대교육장(혜화역 2번출구, 서울시 종로구 동숭길 25)http://nodeul.or.kr/location 휠체어 접근이 가능합니다.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은 시장보다 국가의 통제와 개입이 경제 발전에 중요한 구실을 해 왔습니다. 그동안 서방 강대국들에 의해 쉽게 타자화, 악마화돼 왔고 반제국주의 저항을 반영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동시에 중국의 신장위구르 억압, 홍콩항쟁에서 중국의 구실,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와 탄압 등은 이들 체제의 모순과 저항의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 2020. 1. 22.
리뷰 - 지록위마/ 나이팅게일/ 오피셜 시크릿 전지윤 ● 와 종북몰이 마녀사냥의 추억 얼마전 내란음모 조작과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을 다룬 다큐 영화 를 보고 왔다. 이어서 경순 감독과 이정희 전대표의 GV도 있었다. 내겐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닌 영화다. 영화는 2012년 경선부정 사건에서부터 종복몰이가 시작돼, 2013년 내란음모 조작으로 이어졌고,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마무리됐다는 관점이 담겼다. 영화에서 인터뷰한 허재현 기자도 ‘1년후에 경선부정의 진실이 다르단 걸 알았지만, 이미 사회적으로 결론난 사안을 왜 다시 꺼내냐는 주변의 시선에 입열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국정원, 검찰, 언론, 박정부의 진실왜곡과 마녀사냥에 우리 모두 자유롭지 않았던 것이다. 나도 2013년에 ‘경선부정부터 잘못 봤고, 이것이 내란음모 조작과 종북몰이에서 우리가.. 2020. 1. 21.
[박노자] 내 적의 적은 나의 동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요즘 같은 세상에 '운동권'이라는 말을 꺼내기도 어렵지만, (한국) 자본주의에 다소 비판적인 진보정당 당원과 사회운동가, 활동가 등을 '운동권'이라고 그래도 범칭하자면 그들 사이에 한 가지 아주 불편한, 많은 경우에는 거론하기가 꺼려지는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적'들을, '운동'하는 우리들이 어떻게 봐야 하는가 라는 대목입니다. 물론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소주제는 분명 '북조선'에 .. 2020. 1. 19.
세상읽기 - 검찰개혁/ 언론개혁/ 페미사이드/ 여성혐오와 공정 전지윤 ● 검찰개혁은 어디로 2019년은 선거법에 이어서 공수처법도 통과되면서 마무리됐다. "국민 여러분이 제발 검찰 공화국의 폭주를 막아달라“(임은정)는 호소는 응답받았다. 반면 여전히 고공에서, 길바닥에서 처절하게 저항하는 노동자들도 있었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이 상황은 2016년 ‘촛불혁명’의 모순과 한계,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고 본다. 촛불은 ‘사회경제적 혁명’에도 못미쳤지만, ‘정치혁명’마저도 헌재를 통한 탄핵과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라는 제도권에 갇혀 진행됐다. 따라서 행정부는 (보수우파에서 자유주의자들로) 일부 교체됐지만 입법부, 사법부에는 여전히 구세력들이 강력했고, 무엇보다 재벌/ 검찰/ 군부/ 거대언론이라는 심층국가에서 진짜 권력자들은 여전했다. 따라서 ‘엉금엉금 기어가는 민주화’와 ‘.. 2020. 1. 15.
러시아 혁명과 신경제정책의 성격 논쟁 - 신경제정책은 무엇을 했고, 무엇을 미완성으로 남겨놓았는가? 사무엘 파버(SAMUEL FARBER) 번역: 두견 러시아 혁명은 반자본주의적 사회변혁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그 성과와 한계를 돌아봐야 할 소중한 경험으로 남아있다. 이 글은 러시아 혁명의 후퇴와 부패 과정을 다루는 논쟁이다. 앞서 존 에릭 마로(John Eric Marot)가 사무엘 파버(SAMUEL FARBER)의 책을 서평하면서 비판적 문제제기를 시작했고, 이 글은 그것에 대한 파버의 반박글이다. 논쟁은 주로 러시아 혁명이 낳았던 내전이 종료된 이후에 볼셰비키가 도입했던 신경제정책(NEP)을 둘러싸고 전개된다. 파버는 신경제정책(NEP)은 소비에트 연방이 경제적으로 회복하는 것을 도왔지만, 그것의 정치 개혁의 부재는 노동자와 농민.. 2020. 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