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세상을향한연대1336 세상읽기 - 경사노위/ 청년 남성/ 난민의 시대 전지윤 ● 경사노위 참가, 불참 논쟁 경사노위 참가 문제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먼저 이것은 언제 어디서나 적용될 정해진 정답과 원칙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면 토론은 필요없고, 그냥 그 원칙과 정답을 적용하면 된다. 실제로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똑같은 답을 가진 사람들이 일부 보인다. 참가를 주장하면 배신, 거부를 주장하면 꼴통이란 식으로 정해놓고 상대 말을 들어보지도 않는다. 양쪽 모두에서 일부 보이는 이런 벽같은 태도는 토론을 가로막을 뿐이다. 그리고 자유롭고 활발한 토론이 없다면 이런 문제에서 함께 더 나은 답을 찾기는 더 어렵다. 더구나 이건 구체적 상황과 주객관적 조건에 따라 달라질 전술 문제다. 지금의 경제, 정치, 사회적 상황, 정권의 성격과 태도, 대중의 정서가 어떠한지, 지난번과 어떤 .. 2019. 1. 28. 질레트 논란 - 문제는 이 사회의 “남자다움”이 해롭다는 것 박철균 미국에서 2019년 1월 새롭게 공개된 질레트 광고가 크게 논란이 되었다. 기존의 해로운 남성성을 버리고 온갖 폭력을 저지하고 막는데 함께 하자는 내용이 담긴 이 광고는 남성 전체를 싸잡아 비난했다는 비난 속에 해당 광고 유튜브 동영상엔 싫어요가 120만개가 달렸고, 질레트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방송인 피어스 모건은 “여성에게 그랬으면 페미니스트가 난리쳤을 거다”고 원색적으로 조롱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일어난 이 소동을 통해 나는 다시금 세상을 돌아 보게 된다. 남성다움이 무엇인지, 그리고 폭력이란 무엇인지... 30여년을 살아오면서 남자다움이란 무엇인지 그것이 언제나 최고인지 생각해 보았다. 내가 보았던 남자다운 사람으로 표준형화된 사람들은 결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정의로운 남자 주인공의 모습이.. 2019. 1. 23. 피할 수 없는 중국에서의 계급적 적대와 충돌 제니 챈(Jenny Chan) (Assistant Professor. Department of Applied Social Sciences. The Hong Kong Polytechnic University) [중국에서 민주노조를 만들려는 노동자들과 노학연대에 나선 학생들 모두에 대한 가혹한 탄압들이 지속되고 있다. 이것이 국제적 항의와 연대를 일으키고 있고, 중국이 세계 자본주의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중요성 때문에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선전에 있는 제이식(JASIC) 공장을 둘러싸고 탄압과 저항이 확대되고 있는데, 아래 글은 이 상황에 대해 설명하면서 중국 노동자 운동의 현재와 전망을 살펴보고 있다.제니 챈(陳慧玲) 홍콩 폴리테크닉 대학교 교수가 쓴 이 글은 원래 성현석 기자의 꼼꼼한 번역으로 에 3차례.. 2019. 1. 21. 책<당신이 옳다>/ 영화<블랙클랜스맨>/ 연극<세자매> 전지윤 ● 책 - 아픈 마음에 대한 공감과 치유 최근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망 사건은 정말 슬프고 참담한 비극이었다. 큰 슬픔 속에서도 고인의 뜻을 헤아리는 유가족분들의 태도는 큰 위로가 됐다. 이를 보면서 최근 매우 인상깊게 본 정혜신님의 책 를 되새기게 된다. 상처받은 마음들이 가득하지만 제대로 공감, 치유해주지 못하는 우리 사회에서 이 책은 누군가가 죽고싶거나 죽이고 싶을 땐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며 존재 자체가 지워질 때, 소멸 직전의 존재는 폭발하고 만다는 것이다. 남은 모든 에너지로 주변을 불사르며 ‘여기 나도 있었다’고 비명을 지르듯이. 일부 정신장애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춥고 덥고, 흐리고 맑고, 눈오고 비오는 날씨처럼 사람의 감정도 끝없이 변화하고 변덕스러운 법.. 2019. 1. 19. [박노자] ‘국가’에 대한 기대?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최근에 넷상의 진보 사이에 한 가지 재미있는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몇주전에 구순을 맞이하신 세계 진보의 원로 격인 촘스키 선생이 현재 시리아의 쿠르드족 지구에서 주분하고 있는 약 2천 명의 미군이 "쿠르드족을 보호하기 위해 계속 주둔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시기에 끝이 보이지 않는 공방이 벌어진 겁니다. 이 발언의 반대자들이 촘스키 선생의 "미 제국주의에 대한 몰이해" 내지 "착각".. 2019. 1. 18. 동물권 운동과 안락사 최태규(수의사) [뉴스타파의 ‘케어’ 대한 보도를 보면] 해당 동물권단체의 부도덕은 말을 보탤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늘 그렇게 생존해왔던 그룹이다. 그렇게나마 목소리를 내어온 것이 사람들의 인식개선에 어쩌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왔다. 그들의 위선은 차치하고 사건의 본질과 거리가 있는 얘기를 해보겠다. 첫째로 안타까운 것은 동물보호단체들이 어느 순간부터 “동물권”이라는 개념을 내세우기 시작했던 일이다. 2010년대 들어 동물보호단체들이 체계를 갖추면서 각자의 윤리와 논리가 필요해졌다. 더 급진적으로 보이는 주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자극해야 즉각적인 모금과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동물학대 등의 사건을 인간을 학대한 것과 같은 수준으로 여길 필요가 생겼다. 여전히 동물을 음식으로 기르고 놀잇감으로 혹은 반.. 2019. 1. 14. 여성 파업에서 새로운 계급 운동까지: 페미니즘의 제3 물결 신시아 아루자(Cinzia Arruzza) 번역: 두견 [트럼프 취임일을 겨냥해 벌어졌던 국제 여성행진이 곧 3년째를 맡이한다. 이처럼 지난 몇 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벌어진 페미니즘 투쟁을 조망하면서 이것을 계급투쟁의 새로운 물결로 분석하는 이글의 필자인 신시아 아루자(Cinzia Arruzza)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페미니스트 학자이면서 사회주의 활동가로서 뉴욕 뉴스쿨(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의 철학 부교수이다.] 출처: https://www.viewpointmag.com/2018/12/03/from-womens-strikes-to-a-new-class-movement-the-third-feminist-wave/?fbclid=IwAR1HO3jwTOXwgKROPnlZKdUG.. 2019. 1. 11. 세상읽기 - 문정부/ 정체성정치와 사회재생산/ 표현과 혐오 전지윤 ● 문재인 지지율 하락의 맥락과 진보좌파의 전망 문정부가 재벌과 기득권 세력의 압력에 타협하면서 낡은 것들이 모두 되돌아오고 있다. 문정부의 지지율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개혁 배반의 결과라고 꼴좋아하기엔 문제가 단순치 않다, 주로 진보적 여론의 반발이고, 그 결과 진보좌파가 득세하는 상황이라면 반갑겠지만, 그렇게만 해석하긴 어려워 보인다. 지지율은 대체로 ‘남북화해가 안보를 무너뜨리고,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이 경제를 망쳤다’는 프레임 속에 떨어지고 있다. 영남권과 자영계층 속에서 더 가파르고, 2030에서는 ‘여성이나 양심적 병역거부자만 챙긴다’며 남성들의 이탈이 특히 두드러진다고 한다.(서울 주요 대학들에서 총여를 없애는 과정에도 이런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평화든, 노.. 2019. 1. 7. [박노자] 국제 강도들의 시대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전운이 감돌고 있다”는, 좀 진부한 표현이 있습니다. 저는 최근 화웨이사 부회장이자 최고재무책임자인 맹만주(孟晚舟)씨의 캐나다에서의 체포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 맨 먼저 머리에 떠오른 표현은 바로 그 표현이었습니다.[맹만주는 얼마 후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맹만주는 과연 누구인가요? 중국 공산당이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는 화웨사 창업주인 임정비(任正非)사장의 딸입니다. 우리로 치면 .. 2019. 1. 5. ‘라이브 에이드’를 돌아보며 김로자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 중인 이 글의 필자는, 노동당과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에서도 활동해왔다. 과학이 가지는 실천적 책무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중문화와 계급의식 사이의 동학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얼마 전에 영화 에 대한 필자의 글(http://www.anotherworld.kr/620)을 실은 바 있는데 그 글과 이어지는 글이다.] 최근 퀸의 전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개봉했다. 영화 속에서는 퀸이 전설적인 공연을 펼쳤던 가 등장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요즘 들어 이 전설적인 공연이 새로운 세대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퀸이 어떻게 웸블리 스타디움을 접수했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그러나 사실 라이브 에이드는 퀸 뿐 만 아닌 수많은 뮤지션들의 명연이 쏟.. 2019. 1. 4. 감히 시도해 본 볼셰비키: 라스 리와의 인터뷰 - 2 라스 리(Lars T. Lih)는 러시아어 원자료와 구체적인 상황과 맥락에 입각한 러시아 혁명과 ‘레닌주의’에 대한 혁신적 재해석으로 주목받아 왔고, 수많은 책과 논문을 쓴 역사학자이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로는 (1990), (2006) 등이 있다. 우리는 이미 라스 리의 주요한 논문들을 많이 번역해서 소개해 왔는데, 지난해 초에 있었던 이 인터뷰는 라스 리의 주장을 더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인터뷰에서 라스 리는 또다시 기존의 정설적 해석에 비판적 의문을 제기하면서 러시아 혁명과 ‘레닌주의’에 대한 혁신적인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다. 분량이 길어서 2번에 나누어 싣고 이 글은 2편이다.(번역: 두견) 출처:https://newsocialist.org.uk/the-bolsheviks.. 2019. 1. 2. 휘트니와 프레디를 추모하며 주윤아(성평등 민주주의를 꿈꾸는 교육노동자) [(http://hrights.or.kr/chung/?uid=11400&mod=document&pageid=1)에 실렸던 글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늦은 밤 를 보았다. 이 영화는 ‘보았다’가 아니라 ‘들었다’고 하는 편이 낫겠다. 내가 유일하게 밴드의 모든 노래를 알고 있는 ‘퀸’의 음악을 러닝 타임 내내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고백하자면 학창 시절 몇 년간 ‘퀸’의 노래만 들을 정도로 심취되어 있었지만 프레디 머큐리의 해괴한 무대의상, 사생활 루머까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동안 그간 오해와 편견으로 엉킨 매듭들이 스르륵 풀렸고, 중반부에 이르자 어렴풋한 기시감이 들더니 .. 2018. 12. 31. 이전 1 ··· 58 59 60 61 62 63 64 ··· 1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