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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세상을향한연대1254

예멘 난민이 아니라 약자 혐오가 거부돼야 한다! 윤미래 [최근 제주도에서 예멘난민 500여명이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여성차별에 반대한다는 사람들이 예멘 난민 수용 거부 청원에 동조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서 논평한 글을 소개한다.] 급진페미니스트를 자임하시는 분들이 예멘 난민 받아주면 한국 여자들 강간한다, 벌써 영주권 얻으려고 한국 여자들 강간하자는 모의가 나오고 있다는 별의별 괴상한 소리들을 하고 있는 걸 보니 어떻게 사회주의 운동에서 파시즘이 갈라져 나왔는지 완전히 이해할 것 같다. 나는 페미니즘을 향한 일부 노동자계급 남성들의 증오에는 분명히 자신의 기득권을 시인할 줄 모르는 지식인 계급 여성들에 대한 반감이 섞여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파시즘이 싹트기에 가장 좋은 토양이.. 2018. 6. 16.
급진·변혁적 정파들로부터 배운 것 급진·변혁적 정파들로부터 배운 것: 느리게 배우는 사람의 수기 존 클락(John Clark) 번역: 윤미래 [저자주: 이것은 2017년 6월 3일에 열린 PM Press 저자 모임 “행동을 위한 아이디어들: 급진적 변혁에 적절한 이론”을 위해 준비했던 글에 다소 살을 붙인 것이다. 이 글은 내 PM Press 블로그(http://www.pmpress.org/content/article.php/20170611202416213 )에 올라와 있다. 이 글에서 나는 지난 50년 동안 급진적 변혁에 관해서 배운 교훈들 몇 가지를 불충분하더라도 짧게 간추리려고 노력하였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들 일부를 가르쳐 준 사람인 뉴올리언즈 세븐스 워드(7th Ward)의 훌륭한 공동체 지도자 Mama D에게 이 글을.. 2018. 6. 12.
‘대량 총기난사 경험 세대’의 “더이상은 안돼!” 남수경 [ 2018년 봄호에 처음 실렸던 글이다. 이 글의 필자인 남수경은 미국 뉴욕에서 도시빈민,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 등을 대변하는 공익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법률서비스노동조합(Legal Services Staff Association UAW/NOLSW)의 조합원이다. 처음에 실렸던 글(http://www.chsc.or.kr/?post_type=book&p=90134)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 편집부에 감사드린다.] 지난 3월 24일 미국 워싱턴 DC의 한복판,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백악관을 잇는 펜실베니아 애비뉴를 가득 메운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외쳤다. “더 이상은 안돼! (No More!)” “참을 만큼 참았다! (Enough is Enough)”. 총기 폭력에 반.. 2018. 6. 7.
성폭력에 직면한 공동체: 또 다른 가해가 아닌 성찰로 전지윤 ● 성폭력 가해자라는 위치는 무조건 거부해야할 낙인인가 “2015년 캘리포니아의 '명시적 동의법(Affirmative Agreeement)'... 에서 강간은 '강제로 하는 성행위'가 아니라, '동의 없는 성행위'이다. 그리고 이 새로운 정의는 전 세계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강간이라는 말을 없애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강간'이라는 말 자체가 '강제성'을 요구하는 편향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여러 주처럼 '1급 성폭행(sexual assault in the first degree)' '2급 성폭행' 등으로 구분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성폭행의 기준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거부하면 성폭행(No means no) 2) 명백한 동의 없으면 성폭행(Only.. 2018. 6. 3.
“우리의 운명은 연결되어 있다”: 시리아 혁명에 관하여 시리아 혁명이 8년차에 들어서며 과연 이 세계에 정의란 존재하는가를 묻는 비극적인 상황에서, 시리아 상황을 깊이있고 폭넓게 분석하는 글을 번역해 소개한다. 시리아계 스위스인 반자본주의 활동가이자 학자 조셉 다허(Joseph Daher)와의 인터뷰이다. 다허는 웹사이트 Syria Freedom Forever를 창립했고, 『헤즈볼라: 레바논 신의 당의 정치경제』(Hezbollah: The Poltical Economy of Lebanon’s Party of God)의 저자이다. 바샤르 알 아사드(Bashar al-Assad)의 독재에 맞선 시리아 대중투쟁의 운명이 로자바, 팔레스타인, 유럽, 북아메리카를 비롯해 전지구적으로 일어나는 권위주의와 파시즘에 맞선 투쟁들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등에 대해 잘 설명해.. 2018. 6. 1.
“혐오와 차별을 고발하고 멈추게 합시다” 박철균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멋대로 내뱉는 후보들이 곳곳에서 입을 열고 있다. 이에 맞서서 5월 29일 서울에서는 ‘지방선거혐오대응전국네트워크’에서 ‘혐오감시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아래는 이 기자회견에서 박철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가 발언한 내용과 다같이 낭독한 ‘ 혐오없는 선거 만들기 시민선언’의 전문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에서 활동하는 철균입니다. 사실 여기 기자회견에 참여한 장애인 운동 활동가들 상당수가 아침 8시에 충무로역에서 리프트를 없애고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달라는 선전전을 하고 왔습니다. 십여년이 지나도록 장애인 이동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것처럼 항상 2년 간격으로 돌아오는 선거에서도 장애인은 차별받고 배제되어 있습니다. 장애인의 참정권.. 2018. 5. 30.
성폭력과 ‘동의’에 관하여 션 루딕(Siân Ruddick)번역: 두견 적극적이고 명시적인 동의를 성폭력의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지만, 사진계 성폭력 논란에서처럼 ‘카톡 대화를 봐도 본인이 합의한 것이고, 웃으면서 사진도 찍어놓고 무슨 성폭력이냐’는 식의 백래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폭력과 동의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소개한다. 이 글에서 독립적인 성폭력 관련 변호사인 션 루딕(Siân Ruddick)은 우리가 ‘동의’의 정치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관해 풀어나간다. 여기서 가해자는 대개 남성이고 생존자는 대개 여성이라고 취급한다. 이것은 가장 일반적이지만, 드물게 여성이 성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거나 남성이 생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다른 젠더 정체성을 가진 생존자의.. 2018. 5. 28.
세상읽기 - 한반도/ 소득주도경제/ 이스라엘/ 니카라과 전지윤 ● 트럼프의 기막힌 속임수와 야비한 뒤통수 치기 악랄한 마피아의 위협과 괴롭힘에 시달리던 상대가 화해를 구하자 마피아는 제안한다. ‘너가 먼저 주먹을 펴고, 스스로 팔다리를 자르고, 그 다음에 장기를 적출해주고, 그러면 우리가 안전을 보장하고 보상도 해줄게.’ 그러면서 자기들은 계속 사람들을 죽이러 다니고, 사격 연습과 암살 훈련을 한다. 상대는 기가 막히지만, 옆동네 사람도 권하고, 너무 지치고 힘들기도해 긴가민가하면서 먼저 팔다리를 잘랐다. 그러자 마피아가 말한다. ‘아니다. 아직 때가 아닌 거 같아.’ 이게 지금 상황이다. 과하다고? 판문점 선언 이후 지난 한달간 무슨 일이 있었는가. 북한은 핵, 미사일 시험을 중단했고, 인질을 석방했고, 핵시험장도 폭파시켰다. 미국은? 올해 3번째 대륙간미.. 2018. 5. 26.
혹독한 환절기와 외로움 뒤에 남는 변화와 성장 박철균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고, 집중호우에 낮엔 덥고 밤엔 쌀쌀해 목감기가 살짝 올까 말까 불안한 환절기의 시기에 이 영화를 보았다. 계절이 바뀌는 이 시기에 혹독한 감기에 걸리는 것처럼, 영화에 나오는 주요 세 사람도 혹독한 변화와 외로움에 맞서야 했다. 집에서 먹고 자던 아들 수현의 절친 용준이 사실은 아들의 연인이었음을 알게 된 엄마는 처음에는 이 사실을 부정하며 병원을 옮기고 집을 뺀다. 마치 자식이 성소수자임을 알았을 때 처음엔 부정하고 거부하던 그 마음을 식물인간이 된 수현 대신 옆에 있던 용준을 향해 쏟아 낸다. 그러면서도 끝내 병원을 찾아낸 용준에 대해 서서히 연민을 느끼게 된다. “갈 곳이 없다”는 용준의 말에 “나도 그렇다”라고 말하는 엄마는 이 모든 복잡.. 2018. 5. 22.
곳곳에서 침묵의 벽을 무너뜨리는 미투 남수경 [이 글의 필자인 남수경은 미국 뉴욕에서 도시빈민,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 등을 대변하는 공익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법률서비스노동조합(Legal Services Staff Association UAW/NOLSW)의 조합원이다. 대구경북지역 독립 대안 언론인 에 실렸던 글(http://www.newsmin.co.kr/news/30138/)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에 감사드린다.] 무려 38년. 1980년 광주항쟁에 참여했던 김선옥 씨가 조사 과정에서 담당 수사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하는데 걸린 시간이다. 마침내 대중 앞에 나선 김선옥 씨는 미투 운동을 보면서 용기를 냈다고 한다. 이제 그녀의 증언을 시작으로 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이 10대 여고생을 포함해 수.. 2018. 5. 17.
돌아가야 할 ‘정상적인 일상’은 없다 돌아가야 할 ‘정상적인 일상’은 없다: 트라우마에 연대하는 우리의 자세 윤미래 사람들은 대체로 선량해서 마음이 파손되고 망가진 사람을 보면 어떻게든 도와주고 고쳐주고 싶어한다. 잠시 정도는 제 일상의 한 자리를 떼어 감정적, 관계적 봉사에 할애하기도 한다. 그러나 세계가 안전하고 정의로우며 나를 가치로운 존재로 대우한다는 믿음은 안타깝게도 그런 정도의 선의로 수복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이런 시도는 열 중 아홉여덟 번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느낀 케어자들이 질려서 떨어져나가는 결과로 귀결된다. 이 선량한 마음이 항상 배신당하고 실패하여 돌아설 수밖에 없는 까닭은 그것이 근본적으로 트라우마를 ‘훼손’으로만 규정짓고 상대를 ‘정상’으로 돌려놓으려는 의지, 그러므로 근본적으로 시혜적인 동정이라는 .. 2018. 5. 15.
세상읽기 - 한반도/ 마르크스 200주년/ 노동자연대/ 고흐 전지윤 ●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는 어디로 남북정상회담의 여운과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 북한의 핵, 미사일 시험에 새벽잠을 설치는 일은 없을 거 같다. 비무장지대의 무기와 지뢰도 철거된다고 한다. 남북이 철도, 도로로 연결되면 서울에서 모스크바를 거쳐 파리로 여행갈 수 있을지 모른다. 집권 6년간 22군데나 경제개발특구로 지정한 김정은의 시장화는 더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하지만, 앞날이 장밋빛일리 없다는 것도 맞다. 벌써 미국은 화학무기 문제 등 새로운 더 강한 조건들을 내밀며 북한의 백기투항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북한으로선 핵사찰 과정이 곧 폭격 지점 탐색 과정이던 이라크가 떠오를 수 있다. 이 고비를 넘겨도 문제는 많다. 국가통제에서 자유시장으로 나간 많은 나라들에서 노동권 억압, 부패, 투.. 2018. 5. 14.